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선물

닭이 먼저일까, 달걀이 먼저일까.

 

 

제 6학년 서예시간.

글자쓰기의 아름다움에 빠져 예술혼을 발휘해야할 아이들이, 사실은 대부분 수다혼을 힘껏 발휘해 낼 때가 많다.


어제는 누군가 “닭이 먼저일까, 달걀이 먼저일까.” 라는 질문을 던져놓는 바람에 수다분위기 한층 고조. 아이들이 어떤 답을 낼지 궁금해서 수다를 좀 허용해봤더니.




A: 닭이 먼저지. 닭이 달걀을 낳는 거잖아?


B: 야, 멍충아! 닭은 달걀에서 나오는 거잖아? 달걀이 먼저지!



뭐 여기까진 일반적인 대화.




C: 야, 생각을 해봐라. 달걀이 먼저라고 해도 닭이 없으면, 그걸 어떻게 품냐? 달걀만 딸랑 있으면 그건 부화를 못해서 닭이 안 되는 거야.




오, 그렇군.



D: 너희는 무슨 그런 바보 같은 대화를 하냐. 닭이 먼전지 달걀이 먼전지 그걸 어떻게 아냐? 너네 맨~~~처음에 닭이 달걀 낳는 거 본적 있어?
아니면 맨~~처음 달걀에서 닭이 나오는 거 본적 있어?
사람들이 닭이 먼저냐, 달걀이 먼저냐 하는 거는

다 그냥 하는 말인 거야.



음, 내 생각하고 비슷.



E: 아니야, 내가 어떤 책에서 봤는데, 닭한테는 달걀이 먼저고, 달걀한테는 닭이 먼저래. 그건 상대적인거지.




오, 내 생각보다 나음. 근데 책에서 한 얘기라면 뭐...쩝.

이 때 교실 구석에서 논쟁을 벌이는 또 다른 두 명의 이야기에 나는 빵, 터지고 말았다.




F: 야, 진짜. 내 말이 맞다니까. 달걀이 먼저라니까!


G: 너, 그 맨 처음 나온 달걀이 무정란이면 어떻게 책임질건데!!!!!!!!!!!!






어쨌든. 지금 6학년 교실은 닭과 달걀 논쟁이 한창이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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