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는 서예시간에 아이들이 과하게 떠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 무진장 애를 쓴다.
경건하고 정숙한 마음으로 '서예'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라기보다는
서예시간에 자칫 일어날지 모르는 큰 사고(먹물을 바닥에 뿌린다던지, 붓으로 몸에 낙서를 한다든지, 옷이나 가방이나 교실 벽에 먹물을 흘린다던지 등)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.
그 무진장의 애에도 불구하고,
늘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다.
오늘도 어김없이 '살기좋은 분당'을 외치고 다니는 박진한 군
거기에 '장기하와 얼굴들'의 노래를 입에 달고 사는 김성재 군
'져비파'를 결성하여 조직원들에게 일장연설을 하는 백주협 군을 비롯하여
늘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다는 듯 똥글똥글한 눈을 뜨고 바라보는 윤영후 군까지
6학년의 실세들이 일을 저지르고야 말았다.
서예시간에 일을 저지르면 수업 후에 무조건 청소와 정리를 시킨다.
늘 그런 패턴이 반복되다보니 떠드는 놈들도
으레 떠들고, 으레 벌로 청소를 한다.
오늘 무진장 많이 떠든 놈들 덕택에, 교실 정리가 한결 수월해져있다.
늘 번뜩이는 오정철 군.
아이들을 지시하는 나를 향해서 말한다.
“선생님!”
“왜?”
“우리 반 애들 떠들면 기분 좋죠?”
“뭐?”
“정리하고 청소 할 애들 많아지잖아요!”
“뭐..?!”
“...................그니까, 우리 좀 떠들게 놔두시면 안 돼요?”
으흠. 뭐 못할 건 없다만. 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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